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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64

날 궂은날 궁금.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건 버릇이 아니라 그냥 배우고 익힌 거라 입에서 안 떨어진다. 국민학교. 일제 잔재라 바꾼다고 했는데 찬성. 그런데 나는 입에서 초등보다는 국민이 먼저 나온다. 초등이라고 하면 왠지 초등 같다. 그 국민 때 외할아버지를 따라 외삼촌 묘를 찾으러 간 적이 있다. 어딘지는 모르겠다. 기차를 타고 몇 정거장 가서 내리고 한참을 걸으니 산소들이 많이 보이는 공동묘지가 있었다. 거기서 할아버지는 누굴 붙잡고 한참을 물었다. 내 아들 묻힌곳을 알려 달라고. 그때 할아버지 연세가 지금 나보다도 10살은 어렸는데 어찌하다 아들 묘를 잊었는지 모르겠다. 비석이라도 있었으면 찾았을 건데 수 없이 많이 보이는 둥그런 땅덩어리에서 어찌 찾겠나. 한참을 여기저기 찾다가 할아버지가 .. 2021. 6. 21.
싱거운 착각. 기름에 찌든 냄새가 시궁 창가에서 나는 냄새와 혼합이 된 것 같았다. 왜 그런지 큰 역이나 작은 역이나 역에서 나는 냄새는 비슷하다. 여수행 열차는 자정을 넘긴 한시에 들어온다고 해서 몇 시간을 역에서 있어야 하는데 냄새가 너무 진해 입맛을 다시면 맛을 느낄 것 같다. 이제 8시가 조금 넘었으니 의자에 앉아 한숨을 자고 싶어도 냄새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저기 퍼질러 누워 자는 사람들이 있다. 입은 옷을 보니까 한 여름인데도 긴 옷들을 입고 있다. 길고 짧고 색은 원래가 무슨 색이었는 알수는 없지만 거의 다 거무스러운게 색은 아니고 세상 풍파에 아무 색이나 그저 박힌 것 같다. 호남선을 끼고 있는 서대전역은 통금도 없는 것 같다. 몇 시간 후면 통금인데 편하게 누워있는 저 사람들이 어딜 가겠.. 2021. 4. 10.
애가 타본들 ... 삼 년 전에 한국을 간다니까 며느리가 간 김에 건강검진을 하라고 한다. 아프면 우리가 힘들다면서 말하는 동안에 전화로 한국에 있는 병원에 예약을 했다. 사실 한국보험이 없어 비용이 200만 원이나 들어 동네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해도 되는데 내가 그럴까봐 며느리가 미리 예약을 하고 전화로 돈까지 냈단다. 참 좋은 세상이다. 그 병원은 아버지가 20여 년 전에 췌장암으로 돌아 가신 곳이다. 건강검진을 해보니까 여기도 안 좋고 저기도 안 좋고... 당근 좋을 리가 없지. 혹시 암? 이런 생각도 들었던 것 전립선은 비교적 괜찮았다. 그런데 아버지를 데려간 췌장에 기름이 끼었다고 조심하란다. 여동생이 그냥 가면 안된다고 해서 의사를 만났더니 걱정 말고 불안하면 일 년이나 이년에 검사를 해보란다. 내가 가슴.. 2021. 3. 31.
자식. 가족 중에 삼촌에서 작은아버지가 못 되고 떠나신 분이 있다. 아주 오래전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그렇게 떠난 식구들이 많이 있었을 거다. 그중 한 분은 오랫동안 병치례를 하시다 결혼도 못하고 30세에 가셨다. 아버지 형제는 여섯 분이었는데 한분은 14세에 무슨 돌림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동생인지 형인지 들었는데 이젠 모르겠다. 동생이라는 것 같은데 이제 모두 다 고인이라 대충 생각한다. 이 삼촌은 서울 법대를 들어가 할머니가 우리 아들 판검사 된다고 좋아하셨다는데 그 좋다는 대학을 이년 밖에 못 다니고 폐결핵으로 고향으로 내려와 몇 년을 병 치례 하다 가셨다. 결핵이라고 집에도 못 있고 여관에 방을 얻어 거기서 숙식을 했다. 지금 같으면 약이 좋아 힘들지 않았을 건데 그 시절은 어쩔 수가 없어 집에도.. 2021.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