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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64

에 말이요! 이게 사투리인지 모르겠다. 집에서 항상 듣던 말이었다. 나는 마누라한테 반말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부모님은 항상 존댓말을 쓰셨다. 여보 당신도 하고. 난 결혼을 한지가 손가락 발가락을 다 동원해 두 번을 세야 하는데도 아직 여보, 당신을 해본 적이 없다. 자랑은 안되지만 못 하겠다. 예전에 막내 고모는 결혼식 저녁에 친구들이 있는데서 여보 당신 하니까 친구들이 흉보던데. 엄마는 자주 썼다. 에 말이요? 그럼 아버지가 바로 쳐다봤다. 부를 때 주로 썼던 것 같은데 아주 급할 때도 썼다. 한 번은 생선 파는 시장을 가락시장? 갔는데 장을 다 보고, 그때 명동에서 일식집을 하셨다. 아버지가 정말 애지중지하고 매일 세차하고 저녁이면 포장을 씌우는 포니를 타고 두 분이 장을 보러 갔는데 트렁크에 짐을 다 싣고 옆에.. 2023. 3. 5.
악다구리 21세에 여자친구가 뜬금없이 생겼다. 우연찮게 생긴 여자친구에게는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여자 친구들하고 여행을 하게 됐다. 내가 여자친구하고 서울에서 출발하고 대구에서 오는 친구는 충청도 영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라오고 내려오고,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그렇게 만났던 것 같다. 거의 새벽시간 열차에 셋이 같이 탔다. 목적지는 부산이었는데 부산진에서 내렸다. 아침밥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추어탕 집이었다. 세 그릇을 시켰는데 두 사람은 수저만 들고 못 먹고 대구에서 온 여자친구는 다 비웠다. 사실 평생 처음으로 먹어 본 추어탕이었다. 그 집 메뉴가 그게 전문이고 그것만 했는 데 따라 들어간 게 실수였다. 아침에 서성거리다 다시 서울행 기차를 탔다 . 기차 자리가 문에서 한자리 떨.. 2023. 2. 6.
악 다구니. 너도 나도 다 가진 게 머리고 머리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은 말을 만들고 욕도 한다. 욕을 맛갈스럽게 한다고 한다. 쌍말을 거침없이 뱉는 사람들을 보면 위태위태하다. 아무리 민주주의의 세상이 됐다 해도 그 민주주의는 해당되는 사람, 안 되는 사람 분명 갈라져있는 게 요즘이다. 소위 칼을 들고 설칠 때 날을 들었는지 잡이를 들었는지에 따라 그 민주주의는 적용이 다르다. 벌써 일 년이 다 돼 간다. 그런데 갈수록 적용 범위는 좁아지고 말없이 지켜보는 눈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과연. 과연. 내게 닥치지 않았으면 굿이나 보고 껌이나 씹는다지만 결국 실바람이라도 맞게 돼있는 게 요즘 세태다. 아무리 많이 죽어도 뉴스에서 사라지고 울고불고해도 뉴스에 한 자락도 안 깔린다. 그리고 한 사람, 앞으로 있을 선거.. 2023. 1. 30.
92년 참 긴 세월인가? 92년. 잠이 들면 아무 생각도 안 날 거다. 난 그렇게 믿고 싶다. 영화처럼 돌아다니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내 흉봤던 사람 옆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화딱지가 나겠나! 안 보면 그랬을 거라고 하고 지나가면 그만인데. 만약 시공간을 날아다닌다면 오고 싶었던 아들집에도 오고 얼마나 좋겠나. 7년 전에 손주며느리가 몸이 불편하니까 일등석 사준다고 다녀가시라고 했었는데 머뭇거리다 세월 다 보내고 일어나질 못하니 그 일등석도 가십거리만 됐다. 그때 갈걸. 세월은 후회의 연속이지만 후회도 후회를 할 수 있을 때뿐인데 이제 후회한들 미로 속의 시공간이나 다니니 다시는 못 본다. 세상에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게 딱 한 가지. 얼마나 버티고 버티다가 억지로 실려갔는데 그 딱 한 가지에. 나가면 못.. 2023.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