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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

92년

by 늘 편한 자리 2023. 1. 28.

참 긴 세월인가? 92년.
잠이 들면 아무 생각도 안 날 거다.
난 그렇게 믿고 싶다.
영화처럼 돌아다니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내 흉봤던 사람 옆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화딱지가 나겠나!
안 보면 그랬을 거라고 하고 지나가면 그만인데.
만약 시공간을 날아다닌다면
오고 싶었던 아들집에도 오고 얼마나 좋겠나.
7년 전에 손주며느리가 몸이 불편하니까
일등석 사준다고 다녀가시라고 했었는데
머뭇거리다 세월 다 보내고 일어나질 못하니 그 일등석도
가십거리만 됐다. 그때 갈걸.
세월은 후회의 연속이지만 후회도 후회를 할 수 있을 때뿐인데
이제 후회한들 미로 속의 시공간이나 다니니 다시는 못 본다.
세상에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게 딱 한 가지.
얼마나 버티고 버티다가 억지로 실려갔는데 그 딱 한 가지에.
나가면 못 돌아올 것 같은 그 방을 10년을 붙잡고 계셨는데
세월이 그냥 지나가질 않는다.
22년 만에 합방을 시켜 드렸는데 먼저 가 방을 차지하고 계신 분이
반가워했을까!
22년이 지났으니 한쪽은 청춘이고 한쪽은 92년 세월.
내가 딱 붙여 드렸는데 혹시 부담은 안 가지셨는지.
형제간에 웃고 말았다.
22년 얼마나 심심했겠나!
이제 또다시 백년해로하면서 잔소리도 듣고 계시면 세월,
그것 잘 갈 것이다.
이제 그 세월이 밉지도 무섭지도 원망스럽지도 않을 거다.

아직 우리에겐 무서운 세월이라 이기지 못하면 만날 수 있겠지.

그렇다한들 무에 무섭겠나. 반가울 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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