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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

천당과 지옥.

by 늘 편한 자리 2022. 2. 18.

 

어제 오후에 모처럼 한가해 동네 한 바퀴 돌려고 편한 옷에 편한 신발로 나갔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가까운데 있다나. 와이프 미장원에 있어 나에게 전화 한다고.

반가워서 내가 가겠다고 다시 옷 갈아입고 총알로 날아갔다.

거기까진 평범했는데 커피 한잔 사는데 말하는 투가 별로 였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나하 곤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이 친구 하고는 50년이 넘게

이웃하고 살 정도로 친한 친구가 며칠 전에 죽었다고 한다.

살아 있을 때 나를 별로 좋아 않는 것 같아 나도 썩 가깝게는 안 했지만

몇 년 전에는 나에게 집도 사고 해서 가끔 보곤 했는데

암이 걸렸다는 말을 듣고는 보기가 힘들었다.

절대 남에게 이야기하지 마라 했다는데 그 말까지 바로 들었다.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 자리 잡고 편히 즐길 나이였는데 안타깝다.

그런데 떠나기 전에 아들에게 물었단다.

내가 죽으면 천당을 갈지 지옥을 갈지 모르니까 그동안 섭섭했던 일 다 풀고 가야겠다고.

지금 어디에 있을까?

우리 마누라 말로는 심판을 받을 거라는데 나는 헛소리라고...

수술을 하는데 마취약을 주니까 일초도 안 걸려 죽었다가 여섯 시간 반 만에 깨어났다.

꿈도 안 꿨다.

오래전에 연탄가스에 중독돼 쓰러져 혼수가 됐을 때는 옥황 상제도 만났다.

아직 때가 아니니 돌아가라 해서 깼다.

깼더니 할머니가 무릎에 나를 눕히고 동치미 국물을 입에 떠 너 주시고 있었다.

그런데 마취약엔 내가 없었다.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 시간만큼은 죽었다고 생각했다.

나도 죽을 땐 천당하고 지옥을 생각하겠지.

그러나 없다고 확신한다. 

열심히는 아니지만 교회도 40여 년을 들락거렸다.

얼마 전에 죽은 유명한 순복음교회 목사는 어디로 갔을까?

그래도 천당이 있다면 친구는 천당으로 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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