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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

남의 눈.

by 늘 편한 자리 2021. 2. 18.

 

어릴 때 학급에서 늘 반장을 했다.

학년이 바뀌어도 당연히 반장은 나였다.

그러다 어느학년 2학기 때 반장선거를 했는데 아주 참패를 했다.

나중에 돌아보니 급우들한테 자만하고 공부도 안하고 잘난 척만 했었던 것 같다.

그때 너무 황당했고 어렸지만 창피하고 화도 나고 후회도 많이 했다.

그리고 두고 보자고 다짐도 했었다.

그런데 목포에서 광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선거에 떨어지고 얼마 안돼 전학을 갔다.

광주로 이사 가는 날 학급애들이 수업도 안 하고 모두 역으로 나와 선거에 떨어진 반장을 전송을 해줬다.

지금 생각해도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는 참 고마운 분이셨던 것 같다.

오후 수업을 접고 애들을 보내 줬으니.

그런데 그 뒤에 중학교에 가서 시험 성적순으로 반장 부반장을 뽑는데 내가 부반장을 했다.

한 반이 70여 명 정도인데 5등까지 일어서라 하더니 담임이 보기에 괜찮았는지 택 함을 받았다.

반장 했던 애는 일 년 뒤에 학교에서 떨어져 나가 유명한, 신문에도 오르내리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됐다.

나중에 90년대 유명했던 한국 티브이 조폭 드라마 주인공의 표본이라나.

부반장인 나는 그 친구보다는 한 학기를 더 다녔지만 그 학교는 거기까지 였다.

내가 반장선거에서 한번 떨어지고 난 뒤에는 다시는 선거에 나서는 일이 없었다.

의도적으로 피하곤 했지만 주위에서 밀어주면 못 이기는 척 몇 번 하기도 했다.

감투에 미치면 만사를 다 거기에 다 올인한다는데 나는 딱 그 반대였다.

그때 그 창피, 모멸감을 잊을 수가 없어 다시 나설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세상살이를 하다 보니까 주위가 다 그렇지는 않다.

선출직 하고 임명직은 다르다는 걸 다 아는데 선출이 임명한 임명이 선출을 밟으려고 한다.

아전인수라고 해야 하나?

자기는 옳고 남은 틀리다는 억지를 쏟아 내면서.

내가 기르던 개가 나를 물었다. 나를 싫어하는 옆집 사람은 박수를 친다. 잘했다고.

그런데 손뼉 치는 옆집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아! 내가 기르는 개가 나를 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주위를 할 거다.

경종을 울려 준거다.

물은 개는 어떻게 할까?

그건 개도 아니다. 이젠 밥도 안 주고 위험해서 안락사할 날을 기다려야 할 거다.

내가 아무리 잘한다 해도 남의 눈에는 각자가 보는 색이 있다.

그 걸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는 살아가는데 엄청 도움이 되고

무엇을 해도 주위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자연 리더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능력은 아무나 가지는 건 절대 아니다.

아무리 삼지창을 흔들고 앞장을 서도 뒤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게 일반 사람이다,

선출직을 임명직 하고 비교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선거가 얼마나  힘드는데 그걸 이긴 사람이 한 자리 어렵게 챙겨 줬더니 올라타려고....

어림없다.

조그만 사업을 하면서도 어떤 사장은 아무것도 안 해줘도 직원들이 떠 받들고 열심히 하지만

어떤 사장은 아무리 퍼주고 좋은 말로 달래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박 차고 나간다.

이제 봄이 온다. 한해 경기가 시작이라는 부활절도 다가온다.

날씨는 아직도 미련이 남어 바람으로 버티고 있다. 

나도 남의 눈의 색을 바꿔볼까 하고 책을 사서 읽어본 적도 있었다.

리더가 먼지.

쭉 보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타고나야지.....

큰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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