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어디서 부터 시작하는걸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마음이 스산하다고 한다.
바람도 고마운게 있을까!
세상에 있는게 고맙지 않는게 어디 있겠는가.
서로 도우며 살기에 다 필요하고 부디치면서도 서로 얽히면서 사는것 같다.
바람이 분다.
아주 많이 분다.
봄 바람이라기에는 너무 심하게 분다.
지붕에 메달린 가날픈 채양이 마구 흔들려 너무 불쌍하다.
내 손이 닿는다면 잡아줄건데...꼭 안아 줄건데
심한 바람에 흔들리는 가날픈 채양을 꼭 잡아
힘을 실어 줘야 할건데.
내 키가 너무 작아 잡아 줄수가 없다,
안아 줄수가 없다.
겨울 내내 눈이 쌓여 무게에 축 쳐져 있었는데
따뜻한 햇볓에 다 녹아 나리고
이제 긴 겨울 무겁던 짐을 내려 놓나 했는데
바람이 또 다시 흔들고 있다.
아침에 구름을 뜷고 나온 저 햇살도 바람 앞에선 꼼짝을 못하고
흔들리는 채양을 내려 보고만 있다.
낙옆이 날리던 지난 가을 채양 끝에 걸린 낙옆은 구멍을 막고
숨 쉬기를 힘들게 하더니
지난 겨울 하염없이 내리던 눈은 채양을 짓누르고
이제 따뜻한 햇살에 무거운 짐을 벗으니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바람이 흔들어 떨어 트리려 하고 있다.
내 키가 조금만 더 크다면 잡아줄건데...
아무리 속으로 외쳐도 소리가 되서 나오질 않는다.
그 소리도 바람이 되서 저 미운 바람을 도워 주니 입을 벌리수없다.
어떻하나!
바람이 부는 곳으로 찾아가 볼까!
그래서 벽을 세우고 저 미운 바람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낼까.
그러면 바람이 너무 불쌍 해진다.
채양에게는 미워도
바람을 좋아하는 것도 있을건데
바람을 막는다면
내 입을 막고 소리를 내지마라는 것과 같으니
막지는 말아야 겠다.
내가 빨리 커서 잡아줘야 겠다.
안아 줘야 겠다.
조금만 버티라고 말해줘야지....조금만.
seje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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