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글...

정말 K드라마 같은 이야기.

늘 편한 자리 2025. 5. 2. 09:17
년 전에 만났던 분이 해준 이야기.
드라마 같은 이야기였다.
 
두 분이 젊을 때 만나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남자는 군대를 가야 했고
여자는 집 식구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다.
여자분은 가기에 뒤가 당겨 군대 면회를 가서 남자에게 물었다.
자기가 붙잡으면 미국에 안 가겠다고.
한참 피가 끓었던 젊은이는 책임지는 소리를 하기 싫어 미국 가라고 했단다.
좋아하지만 너 혼자 남어 어떡하려고 그러냐고.
여자는 내일모레 떠난다고 미련을 남기고 갔는데
처음엔 아무렇지가 않게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급 해지는 마음에
상관에게 의논했더니 당장 가서 붙잡으라고 해 논산에서 김포로 택시를 타고 달렸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했더니 이미 비행기는 떠났고
허탈하게 돌아와 한참을 힘들게 지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살았는데 30년 후에 부인이 병사를 했다.
자기 나이가 이미 60을 지나고 있었는데 한 해 두 해 지나다
지난 생각에 옛사람을 찾았다.
미국에 있는 사이트를 찾아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여자가 졸업했던 학교 동창회를 찾았는데
몇 명이 모여 있는 걸 찾았다.
거기에 그 여자 이름이 있었다.
조심스러워 다른 동창에게 접근해서 물어봤더니 아직 결혼도 안 한 상태라고 해서
연락했더니 바로 비행기표를 보내 줬다고 한다,
아주 긴 세월만에 만났지만 두 사람은 바로 합쳤다.
 
여자는 결혼은 안 했지만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이태리 남자를 만나 딸을 가졌다.
딸은 30대 후반인데 아버지 하고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하니
딸이 엄청 반대를 했는데도 식은 안하고 결혼신고는 했다 한다.
여자분은 보험 에이전트를 오래 했는데 아주 능력이 있었는지 실적도 좋았고 모아 논 것도 많았다.
그리고 몇 년 같이 살면서 이삼 년 후엔 한국으로 가서 살자고 계획까지 세웠는데
2020년 코로나 터졌을 때
여자분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다가 췌장암 말기라는 걸 알았다.
병원은 영어 하는 딸이 간호를 했는데 못 오게 해서
남자는 가보지도 못하고 두 달도 안 돼서 여자가 사망했다.
남자는 병원 근처에서 서성이다 이번엔 영원한 이별을 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사망신고? 를 쓰는데 딸이 엄마는 결혼을 한 적이 없다고 썼다.
남자는 마누라 가는 것도 못 보고 남이 돼 버려 장례까지 못 가고 말았다.
남자가 사는 아파트도 여자가 사 논거라 딸이 와서 나가라고 해
셋방을 얻어 나가는 신세가 됐다.
남편이 있으면 엄마가 가진 재산을 다 주게 됐으니 딸이 그랬던 것 같다.
평생 보지도 못한, 영어도 한 마디 못해 대화도 전혀 안 되는 사람이
다 가져간다는 게 기가 막혔겠지.
그래서 남자는 변호사를 사고 여러 사람들 도움을 받아
이년만에 결혼했던걸 인정받아 제 자리로 돌아갔다.
딸은 다 내주고 80이 넘은 아버지 하고 산다는데 한 푼도 못 받은 것 같다.
나를 만났을 때 롱아일랜드에 집을 현금으로 샀다고 보여 줬는데
딸 생각도 나고 해서 잘했다고 하기는 그래 그냥 좋다고 했다.
하늘로 간 엄마는 빈손으로 남겨진, 그래도 내 딸인데 안타깝지 않을까!!!!!!
 
가슴에 꼭 끼고 있던 가방엔 얼마가 들었는지
나하고 있던 몇 시간 동안도 내려 놓지를 안 했다.
 
한국 드라마를 쓰는 작가가 한편에 5천만 원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주말연속극 하나 끝나면 얼마야 하고 머릿속으로 계산해 봤는데
이런 이야기에 살만 부치면 드라마가 되는데...
Percy Faith - L’eau v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