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편한 자리 2011. 1. 27. 10:13



테너 엄정행 - 비목

비목(碑木) / 한명희詩/ 장일남曲

1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깊은계곡 양지녘에
바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이름모를 비목이여
먼고향 초동친구 두곤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2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메조 소프라노 백남옥 - 비목



바리톤 황병덕 - 비목



Sofia Solists Chamber Ochestra, 지휘 최용호 - 비목


                                 



이름모를 비목(碑木)....


비목이란 노래의 작사배경를 소개합니다.. 비목의 작곡가는 장일남 씨이지만 그 가사를 헌납한 사람은 한명희씨라고 하는군요. 작사의 배경은 이렇답니다.. (1987년 6월 신동아)

 

1964년 중동부 전선의 백암산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육군 소위 한명희는 잡초 우거진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중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가 끼인 채 허물어져 있는 돌무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이름없는 무명 용사의 무덤인 듯한 그 옆에는 녹슨 철모가 뒹굴고 있었고 돌무덤 머리에 꽂힌 십자가 모양의 비목은 금새라도 무너질 듯 보였고. 한 소위는 그 병사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알고 차마 그 돌무덤 앞을 떠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4년 뒤 한명희는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던 화천의 비목과 젊은 무명용사의 숭고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비목을 작사하였고 이 헌시에 곡을 붙여 탄생한 노래가 바로 가곡 비목이라는군요..